쓰는 것들은 모두 닳아서 신재룡(전컴, 19) 내 이름을 네게 주고 싶어. 손에 쥐어진 반듯한 이름표, 네 이름이 곱게 적혀있다.   인디언들은 이름에 영혼이 있다 믿었다. 너의 이름은 왜 노을일까? 붉게 물든 하늘만큼 아름다워서일까, 곧 사그라들고 말 맑음이어서일까.   쓰는 것들은 모두 닳아서 입안에서 되뇌고만 있다. 네 이름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혀끝에선 단내가 난다.   물건은 사용하고 사람은 사랑하라. 네 이름도 닳는 것일까? 네 이름은 물건일까, 사람일까. 네...
올해 5월 초, 한미 연합 한반도의 대기질 측정 캠페인 KORUS-AQ를 위해 환경과학원(NIER), 미항공우주국(NASA) 및 여러 대학교 등으로부터 100여명의 대기연구자들이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모였다. 각자 팀별 제작한 장비를 항공기에 탑재해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대기 중 다양한 종류의 기체와 에어로졸을 측정했고 6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나는 환경공학부 ATMOS Lab 소속으로 이 캠페인에...
공개처형 제도의 부활 1757년 3월 2일, 파리의 그레브 광장에서 사람 한 명이 도륙 당한다. <암스테르담 신문>은 당시의 사건을 이렇게 보도하였다. “드디어 그는 네 갈래로 찢겨졌다. 이 마지막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서 네 마리 대신에 여섯 마리의 말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불충분해서 죄수의 넓적다리를 잘라내기 위해 할 수 없이...
5월 2일 SBS는 <8시 뉴스>를 통해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특정 후보가 해수부에 특혜를 약속하여 세월호 인양 시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정하였다는 취지의 기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다음날 해수부는 “고의로 인양을 지연하면 그에 따른 손실을 인양업체가 부담하는 구조이므로 고의로 인양지연은 상식적으로 불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또한 “SBS 보도에 대하여 모든...
“디스 이즈 코리아 스타일!” 『송곳』이라는 웹툰의 한 대사이다. 그 웹툰에서 국내의 프랑스계 대형마트 정민철 부장이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을 재포장하여 판매하다 적발되어 영업정지 3개월을 받게 되자 48만원을 접대비로 쓰며 벌금 50만원으로 감형을 받고 한 말이다. 이러한 접대문화를 ‘코리아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 공공부문...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동안 한 학기에 한 번씩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치러진다. 선생님들은 학생이 작성한 답안지를 기준에 맞춰 채점하며, 학생의 채점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과정을 거쳐 성적을 확정 짓는다. 한국인이라면 87%의 사람들은 12년가량 위의 내용을 겪는다. 또한, 근 15년 동안 교육부에서 창의력, 사고력을 끌어내기 위한 취지로 서술형...
이번 겨울방학에 ‘세포물리생물학(Physical Biology of the Cell, PBoC)’이라는 Caltech 교원초청 계절 학기를 수강했다. Caltech에서 오신 Rob Philips 교수님이 진행한 일주일 단기 집중코스였는데 생물학적인 요소들을 수학, 물리, 프로그래밍 등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분석하고 배우는, 일종의 융합 수업이다. 이 수업을 수강하게 된 계기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물리전공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Me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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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어느 날, “1년 뒤에 계획 있어?”라고 한 친구에게 물어봤다. 친구는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과목을 들어 대학원 갈 준비를 하고, 의경에 지원해보고, 떨어지면 다음 학기에 군대에 갈 거고, 학점은 몇 점 정도를 받아야 하고......” 등등 별로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떠벌렸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문득 내 미래가 한 시간의 틈도...
시는 30분 만에 휘갈기는 것이다 송혜근(소재, 20) 말하자면 시는 세상을 뒤엎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어딘가 한글을 한 조각 한 조각 깎아내어 유물 캐듯이 시를 쓰는 사람이 있겠지만   언젠가 사람이 내 앞에 칼을 들이대는 상상을 했다 그 사람이 내게 30분밖에 주지 않는다면, 난 30분 안에 세상을 뒤엎어야 한다 캠퍼스 안 모든 벚꽃들을 피웠다 지워 버리고,...

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