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대학을 지성의 요람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지성이란 “지각된 것을 정리하고 통일하여,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식을 낳게 하는 정신 작용, 넓은 뜻으로는 지각이나 직관, 고성 따위의 지적 능력”이라고 한다. 지성으로 인간은 지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대학은 문명의 유지와...
“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이 질문은 2013년도 프랑스의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의 철학 문제 중 하나였다. 만약 필자가 친구들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한다면, ‘괜한 질문이야’하고 쉽게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자유’라는 개념이 헌법으로 보장된 법치주의국가에서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로울 권리인 권리로써의 자유를...
음식과 사랑과 시
그리고 애매모호함에 대하여
어렸을 때부터 음식을 급히 먹었다. 내 앞에 놓인 그릇은 내가 해치워야 할 몫이었고 주어진 음식을 다 먹어 치우는 것이 그저 즐거웠다. 밥을 급하게 먹을 때마다 어른들께서 ‘소화가 잘 안된다, 위가 고생한다’며 음식은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이런 말들은 튼튼한 위장을 가진 어린 나에게 하나도 와닿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지나며 MZ 세대 사이에서는 ‘비대면 스터디’가 새롭게 떠올랐다. 오프라인 학습 인프라를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MZ 세대가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열쇠를 발견한 것이다. 비대면 스터디는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부 방법이다. 대표적인 비대면 스터디 서비스 ‘구루미 캠 스터디’ 는 하루 평균...
“디스 이즈 코리아 스타일!” 『송곳』이라는 웹툰의 한 대사이다. 그 웹툰에서 국내의 프랑스계 대형마트 정민철 부장이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을 재포장하여 판매하다 적발되어 영업정지 3개월을 받게 되자 48만원을 접대비로 쓰며 벌금 50만원으로 감형을 받고 한 말이다. 이러한 접대문화를 ‘코리아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 공공부문...
인류 최초의 실험심리학자, 프삼티크 1세
음악의 아버지가 J.S. 바흐이듯이, ‘심리학의 아버지가 누구일까?’ 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프로이트’라는 답을 떠올릴는지 모르겠다. 혹시 인마행1을 수강한 GIST 학부생이라면 ‘빌헬름 분트’나 ‘윌리엄 제임스’라는 이름을 떠올리며 ‘수업 들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심리학은 비교적 역사가 짧은 학문이다. 일반적으로 19세기 중반이나 후반에 과학적 심리학이 시작되었다고 많은...
지난 5월 9일 막을 내린 문재인 정부는 노동개혁과 연금개혁을 외면했지만, 독일은 용기있는 개혁으로 위기를 골파한 대표적 성공 사례다. 1990년 통일 이후 독일은 ‘통일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1992년부터 통일 특수가 줄어들고 막대한 통일 비용으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1993년에는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피폐한 동독 지역 재건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재정적자, 사회보험...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듣고, 저녁에 있는 예체능 수업과 레시테이션까지 하루 일정이 모두 끝날 때쯤인 오후 9시. 연극동아리 지대로의 부원들은 하나둘 중앙도서관 1층 소극장으로 향한다. 저녁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허겁지겁 모두가 모이면 발성 연습을 시작한다. “하나면 하나요, 둘이면 둘이요, ···, 아홉이면 아홉이요, 열이면 열이다!”
하나의...
최근 동문회 행사를 준비하면서 GIST 졸업생들과 만나 AI대학원,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오랜 시간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그 때 만났던 졸업생들은 주로 광주 내의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원, 사업가, GIST의 교수 등 여러 위치에서 활동하고 계셨고, 때문에 활동 영역만큼 다양한 관점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다. 졸업생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끌시끌해지기 전에 정말 다행히도 고향 친구들을 직접 만나 함께 정겹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고향 친구들은 일상적인 이야기들과 사소한 농담으로만 대화 내용을 채워도 허전함 없이 마음이 꼭 통하는 죽마고우로,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우리의 대화엔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대화 주제는 예전과 사뭇 달라졌던 것 같다. 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