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신문>은 구성원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학내 소통에 기여했다" 이런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원했다면, 그들은 창간 1주년 축하 글을 나에게 부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게 이 지면을 맡긴 걸 보면 <지스트신문> 기자들은 영혼 없는 생일 축하 인사 대신 고언(苦言)을 듣기로 작정한 게 틀림없다. 이것은 내가 발견한 그들의 미덕 중...
쓰는 것들은 모두 닳아서 신재룡(전컴, 19) 내 이름을 네게 주고 싶어. 손에 쥐어진 반듯한 이름표, 네 이름이 곱게 적혀있다.   인디언들은 이름에 영혼이 있다 믿었다. 너의 이름은 왜 노을일까? 붉게 물든 하늘만큼 아름다워서일까, 곧 사그라들고 말 맑음이어서일까.   쓰는 것들은 모두 닳아서 입안에서 되뇌고만 있다. 네 이름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혀끝에선 단내가 난다.   물건은 사용하고 사람은 사랑하라. 네 이름도 닳는 것일까? 네 이름은 물건일까, 사람일까. 네...
의술과 마술의 경계에 있던 프란츠메스머 지난 28호에 이어 심리학에 큰 영향을 준 흥미로운 인물들 중 또 다른 한 명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주인공은 바로 18세기에 유럽에서 활동했던 독일 태생의 의사, 프란츠 메스머이다. 메스머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인간의 몸은 행성의 중력에 반응하는 보이지 않는 유체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유체가...
“저게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비엔날레 전시장에 들어오자 여기저기서 관객들의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전시장에는 예술작품이 덩그러니 놓여있고, 예술작품을 설명하는 팻말에는 작품의 이름과 작품을 창작한 예술가의 이름만 적혀있다. 대부분 작품을 보았을 때, 예술가가 어떤 메시지를 예술품에 담았는지 알 수 없었다. 예술의 세계에 문외한인 대다수는 당황했으리라. 특히, 장외전시 중인 ‘당신이 밖을 볼 때까지 벗기고...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가짜사나이2 ep.0’을 보게 됐다. 일종의 ‘신드롬’까지 일으킨 가짜사나이를 본 적이 없기에 호기심에 클릭했지만, 남은 것은 한 가지 의문뿐이었다. “도대체 왜 이 콘텐츠가 한국을 휩쓸고 있는가?” 진흙탕에 구르면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고통받는 교육생들이 교관들의 무의미한 명령에 복종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콘텐츠를 소비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GIST에서 진행하는 해외 대학 여름학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생들이 기대하는 행사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 모습이 많이 변했다. 해외 대학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해외 대학 학생들과의 친목이 사라지는 등 학생들이 원하던 여름학기와는 괴리가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바뀐 것은 수업만이 아니다. 코로나가 불러온 편견과 갈등 코로나 이후 서양권 나라에서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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