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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Steady State Approximation, 이산화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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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가 발생했습니다>의 재출간 표지.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는 사이버 펑크 소설로 2018년 출간된 이산화 작가의 첫 장편이다. 새 표지와 수정된 원고로 재출간되었다.

지난 2월, GIST 출신 SF 작가 이산화의 첫 장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가 재출간됐다. 한국 SF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지금, 그 중심에서 활동하는 이산화 작가를 만나봤다.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의 재출간 표지.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는 사이버 펑크 소설로 2018년 출간된 이산화 작가의 첫 장편이다. 새 표지와 수정된 원고로 재출간되었다.

작가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것저것 쓰고 있지만, SF를 메인으로 작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SF 어워드 우수상을 수상했고 작년에는 <기이현상청 사건일지>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회원이며 2대 운영이사직도 맡았었습니다.

 

첫 장편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가 많은 사랑을 받아 재출간됐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는 첫 장편이니만큼 제게 굉장히 뜻깊은 작품입니다. 특히, 많은 독자들이 이 작품으로 SF에 입문하게 됐다고 감상을 보내줘서 기뻤죠. 처음 <오류가 발생했습니다>가 출간된 것이 2018년인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한국 SF 시장이 많이 커졌습니다. 작가도 많아지고 독자도 많아지고. 그런데도 첫 작품을 기억해주시고 찾아주시니 감사한 일이죠.

 

말씀해주신 것처럼 한국 SF는 지난 몇 년 사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한국 SF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나라의 SF와 비교해서 한국 SF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설명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작가마다 그리고 작품마다 다르니까요. 하지만 한국 SF가 나름대로 전성기를 맞은 것은 “한국어로 된, 한국 작가가 쓴, 한국인이 등장하고 한국을 배경으로 한 SF”를 드디어 출판 시장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서라고 생각해요. 한국 SF 작품이 그동안 계속 쌓여왔고,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SF의 전성기에 활동하고 계신 기분은 어떠실까요?

“재미있는 일”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SF 작가가 되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지금 같은 상황이 아니었죠. 당시 SF 팬덤이 하던 농담은 “한국 SF는 작가와 팬을 합쳐서 500명뿐이다”라는 말이었어요. 한국은 SF의 불모지라는 이야기였죠. 그런 상황에서 쓰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작가들이 많았고, 그래서 시장이 커졌고, 계속 SF 작가로서 일할 수 있게 되었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그런 예상치 못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계속할 수 있게 된 SF 작가의 길,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

소설은 중학교 때부터 계속 썼어요. 엄밀히 말하면 작가가 되고 싶다고 계속 생각해왔죠. 별개로 과학도 좋아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SF를 쓰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굳어진 건 GIST에 들어와서였어요. 들어와 보니 저보다 과학을 잘하는 사람이 엄청 많고, 세상엔 저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글을 쓰는 사람 중에 과학을 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더라고요. 그럼 그게 내가 더 잘하는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GIST에서의 경험이 작가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일단 GIST 인문학 교육을 강조하는 과학기술원이었고, 이시연 교수님의 수업에서 많은 자신감을 얻기도 했어요. 물론 문과를 갔으면 교양 수업에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적어도 과학을 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내가 이걸 가장 잘하는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대학 때부터 꾸준히 썼고, 석사를 졸업할 때쯤에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죠. 학교 생활 중에는 철학이든 한국 문학이든 이것저것 쌓을 수 있는 지식들이 있었어요. 제가 하는 일은 남들이 신기해할 만한 소재를 모아야 하는 일이고, 그때 쌓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은 유용했죠.
GIST에서의 다양한 경험들이나 지지해주셨던 교수님들까지, 전부 작가가 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작가님 작품 중에는 연구자의 경험이 녹아든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확실히, 연구자들의 이야기는 제가 GIST는 학부에서 석사까지 했기 때문에 쓸 수 있었던 이야기죠. 연구자 생활을 하면서 예상했던 어려움과 예상치 못한 어려움 모두를 겪었어요. 이게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좌절도. 그렇기에 미디어에 보이는 과학자가 아닌 실제 과학자, 진짜 연구현장을 봤기에 쓸 수 있던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사실 작가라는 존재는 모든 경험을 소재로 쓸 수 있어요. 인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쓰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소재로 삼을 수 있죠. 제게 있어서는 연구소 생활이나 과학도로서의 삶이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공식적인 첫 단편이 <증명된 사실>인 것으로 압니다.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말하자면 제 초기 단편 대표작이죠. <증명된 사실>의 단편집 후기에서도 언급했던 것 같은데, 원래는 훨씬 짧은 단편이었어요. 저한테는 대학 때부터 사귀어 온 애인이 있는데, 그 단편을 읽더니 이건 “아이디어가 굉장히 무섭다”라며 확장해서 쓸 것을 권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좀 더 발전시켰고, 그 결과 작품이 잘 되었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작가 활동 계획이 있으실까요?

저는 항상 작가로서의 결심 같은 것을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로 해둬요. 지금은 굉장히 오랫동안 “Steady State Approximation”으로 유지되고 있어요. 반응이 이루어지는 동안 중간생성물의 농도가 일정하다고 가정한다는 의미의 화학 용어죠. 시간이 지나고 많은 일이 일어나겠지만 저는 항상 이대로 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꾸준히 이런저런 시도를 하면서 하던 대로 말이죠.
지금 작가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편이에요.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 꿈을 이룬 셈이죠. 그러니 앞으로도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스트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은 저보단 덜 방황할 거라고 생각해요. 연구의 길을 갈 친구들은 알아서 잘할 테니, 그냥 가끔은 소설도 읽으라고 하고 싶네요.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는 마음이 드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다른 길이 없는 게 아니에요. 다른 길을 간다고 지금까지 배우고 노력한 것이 없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학교에선 주변에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만 보여서 다른 길이 안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나와 보면 정말 다양한 길이 있거든요. 그러니 미래를 너무 일찍 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네요. 지금껏 해 온 것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을 지우지는 말기로 해요.

대학생활관 인원 초과,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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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관 신청 인원 초과 사태의 문제점 및 후속 조치

지난 2월, 2024년 봄학기 대학생활관 입소 가능 인원 대비 신청 인원이 초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학생들은 당혹감을 표하며 후속 조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스트신문>은 대학생활관 입사 학생 우선순위에 따라 대학원생활관으로 이동한 이상민(전컴, 17) 학생과 박종현(생명, 20) 학생, 학생팀 박수정 선생님(이하 박 담당자)을 만나 대학생활관 인원 초과 원인과 문제점, 후속 조치에 관해 물었다.

 

대학생활관 신청 인원 초과, 현황은?

장애인실, 격리실, 비상대비 예비공실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봄학기의 대학생활관 가용 인원은 864명이었다. 대학생활관 입소 신청 인원은 888명으로 24명이 초과했다. ‘대학생활관 학생 입사 우선순위(이하 우선순위)’는 ▲연차 내 재학생(외국인 및 내국인 학생 저연차 순) ▲교환학생 ▲연차초과 학생이다. 우선순위에 따른 이동 대상자는 연차초과자 17명, 군 휴학 예정자 중 대학원생활관 이동 희망자 2명, 교환학생 6명으로 총 25명이었다.

박 담당자에 따르면 현재 입소 이후 휴학 등의 사유로 8명이 퇴소했으며 3월 31일까지 합실 등의 절차를 걸쳐 공실을 추가로 확보했다. 공실 확보 후 대학원생활관 입실 대상자에게 대학생활관으로의 복귀 희망 여부를 확인해 희망자만 저연차 학생부터 대학생활관으로 이동하도록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박 담당자는 이동 대상자 일부에게 대학생활관으로의 복귀 희망 여부를 조사한 결과 “재이동이 번거롭고 연차초과자는 재학생과 대비해 2배의 대학생활관 사용료를 낸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학원생활관 사용료 등을 고려했을 때 대학생활관으로 재입사하지 않을 것 같다”라는 답변도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4월 1일부터 3일까지 4개의 공실이 확보됐으나 대학원생활관 남성 거주자 15명을 조사한 결과 재입소 희망자는 없었다.

 

사태의 원인을 파헤치다

원인으로는 ▲신청 인원 증가 ▲격리실 운영으로 인한 가용 호실 감소를 들 수 있다. 2024년부터 GIST는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총 230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신입생 인원이 증가해 호실 확보가 예년보다 어려워졌으나 설상가상으로 복학생과 연차초과자 인원수가 늘어나면서 대학생활관 가용 호실 대비 신청 인원이 초과했다. 이에 대해 박 담당자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2021년에는 재적생의 약 25%가 휴학하는 등 휴학생 인원수가 크게 늘었다. 2022년부터 금년까지 휴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복학해 재학생이 증가한 것(2022년 203명, 2023년 164명)이 주요한 이유가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연차초과자도 2023년 20명에서 2024년 34명으로 다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신입생 인원수 증가가 예견돼 있었는데도 이런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호실 신청 인원 예측은 생활관 입사 신청 전에 신입생을 제외한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구글 서베이(Google survey)를 통한 입소 희망 인원에 대한 조사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호실 신청 인원이 예측을 벗어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박 담당자는 “이번 봄학기의 경우 학적변동이 많이 발생했던 코로나 19(2020년~2022년)의 영향이 가장 크게 현실화된 상황으로 보인다. 복학생의 증가와 코로나 휴학에 따른 정상적 졸업 지연으로 2023년과 2024년 졸업생이 예년에 비해 감소한 등의 이유로 인해 재학생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생활관의 입사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답했다.

대학생활관 신청 인원 초과 사태의 문제점 및 후속 조치

대학원생활관으로의 이동, 연차초과자는 어떤 문제를 마주했을까

본 기사에서는 이상민 학생과 박종현 학생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학원생활관으로의 이동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겪은 문제를 살펴봤다.

사태 관련 공지는 2024년 2월 7일 구글 서베이 조사 마감 후 2월 13일에 안내됐다. 대상자들이 상황을 인지하고 대처하기에 충분치 않은 시간이었다. 공지된 시기에 해외에 체류 중이었던 이 학생은 예상치 못한 호실 이동을 위해 일정을 조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대학생활관에서 대학원생활관으로 호실을 이동하는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대학생활관에서 대학원생활관까지는 도보로 이동할 시 15~20분 정도 소요된다. 두 학생은 도보로 대학원생활관으로 짐을 옮기기에는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판단했고, 자차를 소유한 지인에게 부탁해 자동차로 여러 번 오가며 온종일 짐을 옮겼다. 또한 두 학생이 배정받은 대학원생활관 3동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수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고생을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대학원생활관에서 학부 수업 대부분이 열리는 대학 A, B, C동까지 도보로 15분 정도의 거리이기 때문에 이전보다 강의실까지의 이동 시간이 더 소요된다. 두 학생은 대학생활관에서 생활할 때보다 약 10분 빨리 일어나야 하긴 하지만 초과학기라 많은 수업을 듣지 않아 큰 부담감은 느끼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만약 호실 수급 상황이 더욱 악화해 연차 내 고학년 학생들까지 대학원생활관으로 이동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대학생활관 신청 인원 초과 사태, 후속 조치는?

2월에 게시된 대학생활관 신청 인원 초과 관련 공지에서는 4월 중 호실 수급이 점차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담당자는 개강 후 중간고사 기간 내외로 4월 중 휴학 및 개인 사유로 인한 생활관 퇴소가 발생한 과거 사례를 기반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실 보급이 완전히 정상화되는 시점에 대한 질문에 재학생들의 이수학점과 재학 학기(이수 학기) 등을 고려했을 때 2024년 하반기 학위수여식부터 졸업생 수(2022년 48명, 2023명 41명)가 77명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호실 보급이 점차 원활해질 것 같다고 답했다. “마찬가지로 상반기(2월) 졸업자가 2022년에 91명, 2023년에 97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025년 2월에는 140여 명 수준으로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생활관 입소 대상자가 소폭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두 학생은 대학원생활관으로의 이동 관련 소식이 빠르게 공지돼 대상자들에게 준비할 충분할 시간을 제공하기를 희망했다. 더욱 빠르게 공지될 수는 없었는지 알기 위해 박 담당자에게 공지가 나오게 된 과정을 물었다. 이번 봄학기에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마감 이후 대학생활관 내 3인실 이용 상황과 코로나 격리실, 비상대기 공실 등을 유지할 경우 일부 호실의 부족이 예상됐다. 이후 하우스마스터 및 처장과의 회의 등 원내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대학생활관 신청 인원 초과에 따른 생활관 이동 관련 공지사항이 게시됐다. 2월 9일부터 12일까지 설 연휴 기간이었기에 2월 8일 사태 파악 후 다음 업무일인 13일에 안내해 공지까지 소요된 시간은 사실상 이틀이었다.

이어 연차초과자가 대학원생활관으로의 이동으로 겪은 각 문제에 대한 예정 후속 조치를 물었다. 호실 이동을 위한 이동수단의 부재에 대한 후속 조치로는 대학생활관 또는 대학생활관으로 이동하는 인원의 최소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만약 인원이 다수로 발생하는 경우 원내 트럭으로 개인의 짐을 이동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는 관련 부서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호실 이동 과정 중 엘리베이터의 부재로 인한 불편함에 관해서는 “엘리베이터 설치는 건물 구조와 설치 공간에 대한 검토 등이 필요하다. 건물 구조 변경 등은 대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이므로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어려움을 표했다.

학기별 신청 인원은 휴학생, 자퇴생, 연차초과자, 가을학기 입학 예정 외국인 학부생, 교환학생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해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이에 학생들은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어떡하나 우려하며 대처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박 담당자는 “향후 모델하우스(2명), 장애인실(6명)을 일반 학생이 이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2024년 여름방학 기간 내에는 3인실 집기구 등을 점검해 가을학기부터 3인실로 전환(3인실 28개실 28명)하는 등 최대한 대학생활관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해당 방안을 실시하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입사자가 36명으로 증가해 현재 생활관 호실 부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수용 가능 인원 대비 신청 인원이 초과할 경우를 대비해 입소 신청을 1차/2차로 나눠 우선순위대로 호실을 신청하는 방법과 대학생활관 내 격리실을 다른 건물로 옮겨 운영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서로 도우며 피해 줄여야

대학생활관 신청 인원 초과로 인한 연차초과자 생활관 이동 사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협력이다. 이 학생과 박 학생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고, 상황에 깔끔하게 대처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같은 문제가 재발했을 때 상황을 빠르게 인지해 신속히 공지함으로써 호실 이동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다. 추가로 생활관 신축 등의 조치는 어려우니 피해가 발생한 부분은 서로 도우며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해 당사자 간의 충분한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대학생활관 신청 인원 초과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생활관이 학생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기를 기대한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위험하다 vs 안전하다… 진짜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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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윤세림 기자

지난 2월 28일, 일본의 오염수 4차 방류가 시작됐다. 오염수가 충분히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도쿄전력과 반대 서명을 주도하는 시민 단체, 각기 다른 태도의 국제 사회 등이 충돌하는 가운데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STS의 관점에서 깊이 취재해봤다.

 

모든 일의 시작, 2011년 3월 11일

2011년 3월 11일. 도호쿠 지방 지진으로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에서 누출 사고가 일어났다. 발전소의 전력이 끊기면서 비상용 디젤 발전기가 가동됐으나 지진 발생 후 해일이 발전소를 덮친 것이 문제였다. 비상용 디젤 발전기가 침수된 것이다. 이에 따라 원자로에 냉각수가 정상적으로 투입되지 못해 내부 온도와 압력이 급격히 상승했다. 결국 방호벽이 고온으로 녹아내리고 핵연료가 공기 중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핵연료가 내놓은 수소가 폭발을 일으켜 방사능의 본격적인 대기 유출이 시작된 것이다. 사건 발생 2년 후인 2013년도의 조사에서 방사능이 바다 및 지하수 등에 대량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으며, 지금도 매일 새로운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사고 발생 12년이 지난 2023년 7월 초, 일본 정부는 100만 톤이 넘는 오염수를 정화 처리해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첫 방류는 지난 8월 24일 오후 1시에 시작되어, 17일간 7800t에 달하는 오염수가 방류됐다. 이후 ▲지난 10월 5일 2차 방류 ▲지난 11월 2일 3차 방류 ▲지난 2월 28일 4차 방류가 진행됐다. 현재까지 총 3만 1,200t의 오염수가 방류된 셈이다.

 

방사능 오염수, 안전하다 vs 위험하다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도쿄전력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으며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IAEA(국제 원자력 기구)는 독립적으로 진행한 현장 분석 결과, 방류된 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방류 상한으로 설정한 리터당 1,500베크렐(Bq/L)보다 훨씬 낮았다고 발표했다. 다른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류하는 오염수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후쿠시마 인근 주민들은 도쿄전력에 대해 강한 불신의 눈빛을 보냈다. 기준치보다 낮다고는 하나, 삼중수소와 탄소14와 같은 방사성 물질은 물에서 쉽게 제거되지 않으므로 도쿄전력의 안전하다는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22년 미국 국립 해양 연구소 협회는 일본의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그린피스 등의 환경단체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격렬한 반대 견해를 보였다. 중국이 폐수 방출에 반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일부 금지하는 등 국제 사회도 제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방사능에 대한 안전 규제가 있고, 국제기구에서 안전하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반대는 정말 괴담에서 비롯된 걱정에 불과한 걸까. 본 기사에서는 STS(과학기술학)의 관점에서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심도 있게 살펴보기 위해 먼저 기초교육학부 하대청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위험성 평가는 정말로 ‘과학적 사실’인가

STS란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인문사회과학 분야 중에 하나로, 70년대에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됐으며 현대에 와서는 대부분 국가에서 중요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하 교수는 설명했다. 이어 “현대산업사회에서 일어나는 과학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문화 및 정치적 문제를 다루기 위한 인문사회과학”이라고 소개하면서,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가 바로 STS에서 다루고자 하는 종류의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STS의 관점에서 도쿄전력과 IAEA의 위험성 평가, 즉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충분히 안전하다’라는 결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먼저, 위험성 평가에 대해 살펴봤다. 하 교수는 “STS가 ‘위험’을 다루는 문제의식은 일반적인 과학과 다르다”라며, 위험이라는 것이 과학적 결과일 때도 있지만 대중의 인지 문제라고 말했다. 즉, 위험성 평가란 대중의 인지에 대한 사회과학적 접근이 필요한 복잡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위험성 평가를 객관적인 과학적 수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위험성 평가는 ‘완성되지 않은 과학’으로, 과학만으로는 결론 내릴 수 없다. 그렇다면 위험성 평가를 결론짓는 요소로 과학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STS는 위험성 평가에 다양한 종류의 가정이나 해석, 가치 판단이 개입한다고 본다. 이는 어디까지가 안전하고 어디부터 위험한지를 결정하는 것이 사회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받음을 의미한다. 때로는 필요나 입장에 의해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세우기도 한다. GMO나 각종 발암물질, 기타 위험에 대한 규제가 국가마다, 시기마다 다른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만약 위험성 평가가 정말로 정밀하고 객관적인 과학적 사실만을 바탕으로 결정됐다면 이런 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 교수는 위험성 평가의 성격에 관해 설명한 뒤, “저농도의 방사능 오염수를 장기간 대량 해양에 방류하는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안전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자만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방사능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육지 환경에서 고농도 단기간 노출된 경우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저농도 장시간 노출에 관한 연구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양에 방류되면 복잡한 해양 생태계나 기후와 어떻게 상호작용할지에 대해서도 지식이 없다. 그렇기에 단순히 오염수 탱크에서 떠올린 일부 표본의 방사능 수치가 국제 기준보다 낮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위험성 평가는 객관적이고 완성된 과학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그렇기에 쉽사리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그렇다면 위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과학만으로 결론 내릴 수 없는 문제에서 필요한 것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민주적인 절차,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하 교수는 강조했다.

 

신뢰 상실의 시대… 민주적 협의•사전주의 원칙적 태도 필요

STS는 전문가와 대중의 위험성 인식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수치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전문가와 달리, 대중은 ▲회피성(새로운 위험 요소를 자신이 회피할 수 있는지) ▲배분성(위험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배분되는지) ▲가역성(위험 요소를 허용했을 때 그 결과를 되돌릴 수 있는지) 등 사회 맥락적 요소를 바탕으로 위험을 인지한다. 그렇기에 위험 요소에 대한 최선의 대처 행동과 투명한 정보 공개 없이는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본 기사는 이를 유념하여 방사능 오염수 방류 사태를 좀 더 면밀히 살펴봤다.

정부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도쿄전력과 IAEA의 발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감시와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비가역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키며 일반 대중이 선택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대중은 안전을 주장하는 도쿄전력 및 정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미 방류가 진행되는 지금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사전주의 원칙*에 따르면 위험에 대한 ‘제한적 허용’은 적절한 감시와 모니터링이 동반돼야 한다. 따라서 도쿄전력에 대한 감시와 오염수 방류에 따른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한다. 앞으로 이어질 추가 방류에 대해서도 투명한 정보 공개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독자적인 조사가 가능하도록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도쿄전력이 정제기구 ALPS를 제대로 가동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감시 인력이 상주하면서 정기적으로 ALPS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검토해 점진적으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시민과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한 의사결정도 고려해 볼 만하다. STS는 과학에 대한 신뢰가 과학 자체에 내재한다고 믿는 어떠한 객관성에 대한 믿음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회와 문화 속에서 과학이 가지고 있는 역할과 결함을 인정하고, 대중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사회적으로 수행할 때 과학은 신뢰받을 수 있다.

둘째, 모니터링이나 역추적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나중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것들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우려가 심각한 위험으로 현실화했을 때 원인을 빨리 봉쇄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오염수 위험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해양 생태 전문가 등 권위 있는 일부 전문가 집단을 맹신하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의견을 모아 오염수 방류 이후의 대책을 의논해야 한다.

 

과학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국면

이렇듯 위험을 정확히 규명할 수 없는 과학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 그리고 앞으로의 논의와 연구가 중요한데, 정치적 사유로 막히고 있다. 진영 간 대립 구도로 굳어져 정치적인 시각에 파묻혀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내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실질적인 위험에 대처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할 지금, 정치적 승패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면 민중은 자신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더욱 심화한다.

오염수 방류의 대안으로는 육지에 묻는 방법과 시멘트와 함께 묻는 방법이 거론된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위험성 평가 자체가 내재한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이 방법이 최선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지속될 수밖에 없다.

STS의 관점에서, 비민주적인 판단의 보류와 정치 대립, 이윽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오염수 방류가 아예 잊히기를 바라는 현 상황은 진퇴양난임이 틀림없다. 또한, 과학계 내에서 STS적인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이 부족한 것도 안타까운 국면이다.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과학이 사회를 침묵시키는 데 이용되면 안 돼’

일반 시민들도 현 사안이 정책 관리자들 사이에서만 결정될 일이 아니라 실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정보 공개 불투명성과 정부의 태도로 시민은 도쿄 전력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고, 문제는 정치적 대립으로 변질됐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 간의 신뢰다. 이공계 전문가들도 과학에 대한 확신에 기대 방사능 오염수 문제를 ‘괴담’과 ‘사실’로 이분화해선 안 된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 사례에서 갈등은 ▲불완전한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안전을 주장하는 도쿄전력과 IAEA ▲그들의 입장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정부 ▲방류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시민 단체 ▲제각각의 입장을 가진 국제 사회 네 그룹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이 갈등을 간략화해 보면, ‘과학’을 근거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이 누군가의 의견을 침묵시키게 하는 권력을 발휘하는 것은 때때로 위험한 권리 침해를 일으킬 수 있다. 일방적인 권력의 행사는 결국 신뢰의 상실을 부른다. 따라서과학 또한 사회와 유기적 관계에 있음을 되새기고 입체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본 기사는 현 오염수 방류 사안에서 과학의 불완전성을 이해한 후, 과학·정치·사회가 유기적으로 얽힌 사안에 대해서 일본이 채택한 규제 접근 방식이 전 세계의 신뢰를 실추시켰음을 확인했다. 또한 사전주의 원칙을 적용하면갈등의 핵심 원인을 파악하고 과학의 한계를 보완하여 여러 권리 침해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알아봤다.

STS적 관점으로 현 사안의 규제 접근 방식을 보완해 신뢰의 결여로 발생한 이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전주의 원칙: 확실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심각하고 비가역적인 위험 발생 가능성이 있을 때는 그것의 방지를 최우선으로 해야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삽화 = 윤세림 기자

광주과학기술원 2023학년도 졸업식 김서준 해시드 대표 축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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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우연의 표면적 넓히길

존경하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졸업생 여러분, 이공계 대학의 최고 명문 중 하나인 이곳에서 여러분들의 졸업식을 축하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졸업식 축사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도 여러분처럼 이공계 대학에서 공부했지만 아직 졸업을 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제가 이룬 성취나 지위에 비해 과한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다른 훌륭한 축사 연설자분들보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나이 차나 경험차가 크게 나지 않는 선배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졸업생 분들에게 더 와닿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좋은 우연을 많이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인생은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연은 중요합니다. 모든 것은 우연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러분들처럼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어린 시절의 우연한 사건 덕분이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이공계와 관계없는 인생을 살아오셨는데, 저의 경우에는 6살이 되었을 때 이모부의 선물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느날 이모부는 저에게 문방구로 데려가며 자동차를 사주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때까지 전동으로 움직이는 기계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그저 바퀴가 달린 자동차 장난감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모부의 선물은 전동 모터가 들어간 미니카였고 당시의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스위치를 켜자 굉음을 내며 앞으로 달려가는 작은 기계를 보며 저는 과학기술의 마법과 같은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비슷한 어떤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과학기술을 공부하게 만든 우연, 그리고 광주과학기술원에 입학하게 만든 우연, 전공을 선택하게 만든 우연,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그 밖의 중요한 선택을 하게 만든 어떤 우연들을 떠올려봅시다.

우리는 살다 보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몇 번의 우연한 기회를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모든 우연이 좋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요. 우연에는 좋은 우연과 나쁜 우연이 있습니다. 저는 학부 시절 컴퓨터 공학과 산업 공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목적함수를 통한 최적화 프로그래밍에 비유해서 고민하곤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인생을 값지게 사는 목적함수에 대해 묻는다면, 그건 바로 ‘좋은 우연의 표면적을 넓히세요’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좋은 우연의 표면적을 넓힐 수 있을까요? 저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항상 마음 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벗어나 불편한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내가 속한 커뮤니티의 주류를 따라, 예측 가능한 도전을 하는 것은 안정감을 줍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명확하게 평균 이상의 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못하면 절대로 경험의 폭과 깊이를 키울 수 없습니다. 남들이 좋다는 방식만을 따르면 커리어를 만들때도 어디선가 많이 본 이력서를 만들 수 밖에 없으며, 투자에 있어서도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저는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제 주위의 친구들과는 다른 몇 번의 불편한 선택을 했습니다. 우선 닷컴 버블이 붕괴된 2002년에 인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대학 진학을 고민하던 당시, 저는 우연히 읽었던 빌게이츠의 저서 “생각의 속도”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인터넷 혁명을 통해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비즈니스”를 컴퓨터 한 대로 창업하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는, 남들이 IT산업에 대해 비판하는 것과 무관하게 제 흥미를 끌었고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만들었습니다.

2008년에는 첫 창업을 했는데, 당시에는 창업하면 망한다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창업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대학교 3학년때 진로 탐색을 위해 휴학을 하고 서울에서 두 번의 인턴십을 하며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는 현재 오라클에 인수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라는 글로벌 IT 기업이었고, 다른 하나는 고등학교 선배이자 퓨처플레이의 창업자인 류중희 대표님이 창업하신 올라웍스라는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물론 두 곳 다 훌륭한 회사였지만 대기업과 스타트업이라는 큰 지향점의 차이가 있었고, 저에게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후자의 방식이 더욱 가슴뛰게 다가왔습니다. 휴학을 하고 전혀 다른 두 개의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같이 수업을 듣던 동기들에게 1년간 뒤쳐지는 불편한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떤 대학 수업보다 더 많은 자극과 교훈을 얻었던 시간이었고, 많은 멘토들을 만났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고,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나와는 다른 배경의 사람을 만나는 일은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동안 살아오며 용감한 선택을 한 개척자에게는 몇배가 아닌, 몇십배 이상의 불공평한 수준의 보상이 돌아온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제 스스로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편안한 안전지대에 머무르고 있는것은 아닌지 늘 경각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기존의 규칙을 뒤집는 나만의 관점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저는 사회적으로 정해져 있는 규칙들에 대해 종종 근본적인 의문을 가졌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졌던 반골기질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한마디로 말하면 ‘세상에 원래부터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러한 사고는 제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나아가 현재 일하고 있는 블록체인과 웹3 산업에 빠른 시기에 입문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2012년에 공동창업했던 노리(Knowre)라는 회사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학 컨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지식수준이 다른 학생들에게 똑같은 종이책 문제집을 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풀게 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사업이었습니다. 그 때가 막 아이패드가 첫 출시된 직후였는데, 당시 많은 앤젤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을 만날때 일관되게 돌아왔던 반응은 “수학 공부는 연필과 종이책으로 해야지, 컴퓨터로 하는건 말이 안 된다”는 피드백이었습니다.

업계에서 유명한 엔젤투자자분께서는 젊은 친구들이 이상한 생각에 빠져 시간 낭비하지 말고 사업 아이템을 바꾸라고 호탕하게 웃고 돌아가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사람들의 습관이 어쨌든 결국 맞춤형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려면 컴퓨터나 태블릿을 기반으로 매체가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꺾지 않았습니다. 중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저희는 사업을 잘 성장시켜 대교라는 국내 선도 교육 회사에 성공적으로 매각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저는 개발자였기 때문에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둘러보는 취미활동이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상당히 정적인 편입니다. 금전적 보상 없이 명예적 보상에 의존해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2015년 말에 처음 이더리움 커뮤니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저는 얼굴도 모르는 개발자들끼리 상부상조하듯이 서로의 프로젝트에 이더리움으로 투자를 해주고, 서로의 소스코드를 피드백해주고 토론하며 발전시켜가는 모습을 발견하였고, 일반적인 스타트업보다 훨씬 개방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고 커뮤니티를 함께 키워가는 모습을 보며 기존의 오픈소스 커뮤니티와는 전혀 다른 수준의 높은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저는 2016년 초에 당시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이더리움에 투자했는데, 2016년은 이더리움에게 매우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당시 The DAO라는 탈중앙화 자율운영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는 플랫폼이 이더리움으로만 펀드레이징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는데, 전체 이더리움 유통량의 무려 1/6 가량이 모인 펀드레이징 플랫폼이 해킹을 당하며 1년 내내 가격이 하락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투자했던 돈이 심하게 물리면 사람은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하게 됩니다. 손절매를 하거나, 아니면 더욱 빠져들어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죠. 현대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대부분의 경제조직은 주식회사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저도 주식회사의 형태로 창업하여 두 번의 엑싯을 경험하였지만, 블록체인 위에서 만들어지는 가상의 경제 조직에 거버넌스가 결합되면, 언젠가 주식회사의 효율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 조직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고집에 가까운 믿음을 가지고 어려운 시기를 버텨냈고, 결국 해시드를 창업하고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제가 가졌던 기존의 규칙을 뒤집는 질문들은 블록체인 산업에서의 활동에 많은 에너지를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은 계속 화폐가치가 떨어지도록 끊임없이 화폐를 찍어내야만 할까?’, ‘세상의 모든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 올려 거래할 수는 없을까?’, ‘인간의 활동 시간 점유율이 현실세계보다 가상세계에서 더 많아지지 않을까?’ 같은 것들입니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며 수많은 기회와 위기가 벌어지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그리고 흔들리지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고, 함께하고 싶어합니다. 저도 이를 통해 인생과 비즈니스를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좋은 우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라, 네트워크 국가의 시민으로서 정체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국가관과 국경은 빠른 속도로 흐려지고 있습니다. 이제 국적은 멤버십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국적을 바꾸는 일은 훨씬 쉬워지고 있고 많은 한국인이 기회를 찾아 이민을 떠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가 뿐 아니라 내가 속한 회사와 조직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평생 직장의 개념은 진작에 없어졌고, 다른 한편으로는 회사에 속하지 않고 글로벌 플랫폼을 넘나들며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이용한 전문가들이 활동이 가장 빠르게 두드러진 것은 미디어 산업입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컨텐츠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면 방송국이나 영화사에 취직해야만 했습니다. 지금은 개인으로서 네트워크 플랫폼과 커뮤니티를 활용하여 누구나 나의 컨텐츠를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치에서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들의 직원이 아닙니다. 각자 개인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넘나들며 자신의 전문성과 브랜드를 형성하고, 어느덧 방송국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머지않아 다른 산업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네트워크 국가의 시민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방법을 깨닫는 것은 전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정 지역에 거주할 필요 없이 언제든지 네트워크 국가의 일원이 될 수 있고, 우리가 디지털 시대의 글로벌 시민으로서 어떻게 더 잘 연결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을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활동과 영향력이 표면적이 넓어진 만큼 더욱 많은 우연한 좋은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네트워크 국가 시민으로서 글로벌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 사이버 보안, 전염병 같은 문제들은 국경을 넘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네트워크 국가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더욱 포괄적이고 협력적인 방식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네트워크 국가 시민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팁을 공유합니다. 트위터와 링크드인을 통해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세요. 한국인 친구만큼이나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들고 교류하세요. 꼭 전문분야가 아니라 취미에 대한 주제라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허락할때 최대한 다양한 문화권의 국가로 여행하고 그 곳의 친구를 만들어보세요. 나와는 다른 인생의 길을 걸어 이곳에 도달한 친구들로부터 전혀 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졸업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좋은 우연의 표면적을 더욱 넓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끝>

호남권 창업 생태계 활성화 신호탄, 스타트업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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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 최대 규모 학생 창업 네트워킹 행사인 제6회 스타트업나이트가 지난 11월 10일 GIST 오룡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해당 행사는 GIST 학생창업서포터즈(이하 GGE, Growing GIST Entreprenuership)가 주관하여 여러 호남권 대학생 창업단체들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강연, 아이디어톤 대회, 부스 체험 등 다양한 창업 관련 프로그램으로 창업에 대한 흥미를 끌어냈다.

 

예비 창업자의 열정을 자극하다

이번 스타트업나이트는 국내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업 뤼튼의 진대연 PO(이하 진 PO, Product Owner)의 강연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진 PO는 회사 동료들의 열정을 보여주는 경험을 소개하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의미를 행사 참여자들과 공유했다. 스타트업에서 PO가 하는 일을 설명하며 쉽게 들을 수 없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서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인 아이디어톤 대회가 실시됐다. 아이디어톤 대회는 새로운 사람들과 팀을 이뤄 짧은 시간 안에 가벼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캠퍼스 내에 ESG를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행사를 기획한 GGE 장서연 담당자(이하 장 담당자)는 대학 캠퍼스가 친환경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을 이룰 방법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 사이에 ‘구매단가 절약을 위한 학식 사전 예약 서비스’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쾌함으로 창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다

부스 세션에서는 ▲GIST 창업 동아리 및 창업지원팀 ▲조선대·전남대 인액터스 창업팀 ▲호남권 대학생 연합 해커톤 운영팀 오아시스 ▲기부 플랫폼 회사 천사발굴단이 활발한 부스 운영을 이어갔다. 각 부스는 콘텐츠를 부각할 수 있는 체험, 퀴즈, 게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 GGE 본부에서는 빙고 게임을 바탕으로 부스 참여와 행사 참여자들 간의 교류를 유도해 더욱 활발한 행사를 이뤄냈다.

행사에 참여한 GIST 홍윤호(기초교육학부, 23) 학생은 “원래 창업에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그러나 강연을 비롯해 다양한 부스를 체험하며 많은 사람이 창업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나 자신도 행사를 만족하며 즐겨 창업에 어느 정도 관심이 생겼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스타트업나이트 진행자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번 행사는 특히 음식과 공연이 함께해 한껏 들뜬 분위기로 가득 찼다. GGE는 다양한 음식을, GIST 칵테일 동아리 MixoloGIST(믹솔로지스트)는 칵테일을 준비하여 행사 참여자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이후 오룡관 외부 노천극장에서 열린 GIST 힙합 동아리 이그니션과 밴드 동아리의 공연이 축제의 화려한 막을 장식했다.

‘Gather, Get Enjoy’

‘Gather, get enjoy’는 2023 스타트업나이트의 주제로, 함께 모여 즐기면서 창업을 경험해보자는 의미이다. 스타트업나이트는 GGE 멤버 6명이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창업에 대한 열정으로 만들어진 축제다. GGE는 창업에 흥미는 있지만 어렵고 막연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그들이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참가자들을 창업 씬(start-up scene)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창업을 재밌게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스타트업나이트가 탄생하게 됐다.

GGE의 장 담당자는 “스타트업나이트를 통해 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호남권 대학 창업단체 간의 네트워킹을 강화하여 주요 창업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꼈다. 행사를 준비하며 고생한 GGE 멤버들과 창업진흥센터 관계자분들, 오룡관 관계자분들, 그리고 준비 과정에 기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2023 스타트업나이트는 호남권 창업 생태계 활성화의 성공적인 신호탄을 울렸다. 앞으로 스타트업나이트가 호남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창업에 대한 관심을 이끄는 행사로 성장해 대한민국 창업의 주축이 되기를 기대한다.

스타트업나이트 부스 체험이 운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학 동아리 여기 모여라… ‘제6회 상생연대 대학 동아리 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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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상생연대 동아리 지원사업 포스터.
공공상생연대 동아리 지원사업 포스터.

대학 동아리의 공익적 활동을 지원하는 ‘제6회 상생연대 대학 동아리 지원사업’이 올해도 실시된다. 5인 이상, 1년 이상 활동한 대학(원)생 동아리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공공상생연대기금, 5년간 50개 동아리 지원더 큰 성장 이끌어내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사장 노광표)이 대학 동아리의 공익적 활동을 지원하는 ‘제6회 상생연대 대학 동아리 지원사업’을 열었다. ‘상생연대 대학 동아리 지원사업’은 상생과 연대의 가치 실현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려는 대학 동아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사회적 격차 완화, 연대, 정의로운 사회 실현, 사회 공공성 강화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활동 형식에 제한이 없고, 5인 이상이 가입해 1년 이상 활동해 온 전국 대학(원)생 동아리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본 사업은 신청 동아리의 활동 기획을 심사해 최대 10개 동아리를 선발, 각 동아리에 500만 원씩 총 5,000만 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또한, 결과보고서 평가를 통해 우수 활동 동아리를 대상으로 상금도 지급하고 있다.

공공상생연대기금은 지난 5년간 50개 동아리를 선발해 지원해 왔다. 본 사업을 통해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작, 유기견 입양 활성화 봉사활동, 느린 학습자를 위한 학습 게임 개발 등 사회적 공익 실현을 위한 창의적 활동들이 성과를 피워냈다. 일부 동아리는 지원사업을 통해 소셜벤처로 창업하기도 했다고 공공상생연대기금은 전했다. 특히 지난 2023 대한민국 동물복지대상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은 서울대 수의대 봉사동아리 팔라스의 윤화영 지도교수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로 상생연대의 지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노광표 이사장은 “우리 재단은 대학 동아리를 지원하며 청년들의 공익 활동을 장려하고 상생·연대의 가치와 창의성이 어우러진 프로젝트를 발굴해 왔다”면서 “올해도 많은 동아리들이 독창적이고 의미 있는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지원 방법 및 일정

이번 지원사업의 지원 기간은 2024년 4월 3일부터 4월 17일 오후 5시까지다. 활동 주제는 상생과 연대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동아리에서 준비 중인 활동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공공상생연대기금은 주제의 예시로 노숙인 의료봉사,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작, 여성 노동자 구술 생애사 연구 및 출판, 장애 아동을 위한 교육 봉사 등을 들었으며 재단 홈페이지에서 기존 선정 활동 내용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활동 형식은 도서 제작, 포럼 및 강연회 개최, 전시회, 영상 제작, 연극, 조사 및 연구 등으로 자유로우며 국내외 어디서든 활동이 가능하다. 재단 이메일을 통해 참가신청서 및 활동계획서 등의 필수 서류를 제출하면 접수가 완료된다.

1차 결과 발표는 4월 30일에 문자와 이메일로 전달되며 2차 심사는 5월 9일에서 5월 10일 양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2차 심사에서는 PT 심사가 진행되고 그 내용에 따라 최종 지원 활동과 지원 규모가 결정된다. 최종 합격 발표는 5월 17일로, 이후 활동 장학금이 지급된다. 마지막으로 11월 8일 제출하는 결과보고서를 바탕으로 우수 동아리를 선정해 100만 원의 상금을 시상한다.

 

모든 대학(원)생 동아리에 상생연대 대학 동아리 지원사업은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나아가는 GIST의 다양한 동아리들도 본 사업에 지원해 멋진 활동을 이어나가기를 고대한다.

R&D 예산삭감, 연구 현장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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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국회토론회 2부가 진행 중인 모습이다.

지난 11월 GIST를 포함해 R&D 예산삭감 대응을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과 조승래 국회의원이 5대 요구안을 발표했지만, 정부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2024년 R&D 예산은 26조5000억원으로 작년(31조1000억원)보다 14.8% 감소했다. 정부는 2025년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연구 현장은 이미 혼돈에 빠진 지 오래다.

 

한 목소리 낸 이공계 대학생

지난 11월 1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R&D 예산삭감 대응을 위한 대학생 국회토론회'(이하 토론회)가 열렸다.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양대학교, DGIST, GIST, KAIST, KENTECH, POSTECH 등 11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한 토론회는 R&D 예산삭감으로 벌어질 미래(1부)와 과학 기술 거버넌스에서의 대학생의 역할(2부)을 주제로 이루어졌다.

이어서, 학생들은 정부의 R&D 예산삭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공유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R&D 특별위원회 나세민(항공우주공학, 21) 부의원장은 “R&D 예산 삭감의 전액 보원과 함꼐 앞으로의 정책 결정 과정에 있어서 충분한 소통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DGIST 서휘(기초학부, 21) 총학생회장 권한대행은 대학원 석·박사의 평균 월급이 각각 63만원·99만원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인건비와 직결되는 R&D 예산삭감 소식이 대학원 진학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과학 연구 지원에 소홀한 정부 기조에 이공계 인재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KAIST 한정현(화학, 20) 부총학생회장은 “국가가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를 바란다면 그들에게 동경을 심어줄 수 있는 희망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며 R&D 예산 삭감이 우수 인재의 의대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권한대행은 정부 지원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0년대 초반 한국 과학이 탈추격의 시대에 접어들며 한 곳에 10억을 투자하는 것보다 1억씩 10군데에 투자하는 시스템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 권한대행은 이런 상황을 보고 “한국 정부가 나눠 먹기식이다, 낭비적 지출이라고 표현한 것은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릴레이 ‘해명’ 진행한 과기부

이공계 학생들의 강한 요구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권역별로 이공계 학생들과의 릴레이 대화'(이하 릴레이 대화)를 진행했다. 지난 11월 22일에는 대전에서 4대 과기원(▲DGIST ▲UNIST ▲KAIST ▲POSTECH) 총학생회 대표를 시작으로 호남권, 영남권, 충청권, 수도권에서 릴레이 대화를 진행했다. 지난 11월 28일 전남대에서 열린 호남권 릴레이 대회에서는 과기부 조성경 제1차관(이하 조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공계 현장 학생들과 담화를 나눴다.

조 차관은 “먼저 설명하고 의견을 모아해 했는데 순서가 바뀌어 혼란이 야기됐을 것 같다.다”라며 R&D 투자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거칠지라도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 개선을 통해 학생 인건비 지원을 늘리고 대통령 장학생을 100억에서 1천억 규모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양 부총학생회장은 간담회 발언에서 “학부 입장에서는 의대 쏠림 현상 심화, 해외 인재 유출 문제가 우려된다. 정부 지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첨단 기술의 뿌리가 되는 원천기술 연구 기초연구 등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는 연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문제점을 제시했다. 조선대학교 대학원생 A씨는 실험실 연구 장비 구축의 어려움과 장비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테크니션 인력 부족을 토로했다. 과기부는 연구 장비 구매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회계연도로 연구비를 관리하며 생기는 어려움을 유연하게 풀어나가겠다고 답했지만, 현장의 불만을 달래기에는 부족했다.

R&D 예산 삭감이 현실로 찾아온 뒤 연구 현장은 생기를 잃었다. 일부 연구자는 실험실을 닫고 연구 현장을 뜨거나, 인건비 부담으로 학생 수를 줄이는 상황이다. 정부는 2025년도 예산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예산 삭감의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D 예산삭감 대응을 위한 대학생 국회토론회 2부가 진행 중인 모습이다.
삽화 = 최정은 기자

GIST-삼성전자 지능형 모터 트랙 첫 졸업생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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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6일, GIST와 삼성전자가 협력해 운영 중인 ‘지능형 모터 트랙’ 과정의 첫 졸업생이 탄생했다. GIST는 2023년 4월부터 석사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지능형 모터 분야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지능형 모터 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모터 트랙의 첫 졸업의 주인공 류인찬 씨는 학사과정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국제자동제어학술대회(ICCAS)에 논문 두 편을 게재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류 씨는 현재 삼성전자에 입사해 새내기 교육을 받고 있다. 류 씨는 지능형 모터 트랙에 대해 “모터와 컴프레서는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몇 년간 부상하고 있는 분야다. 전망이 밝은 트랙에 많은 분이 참여해 좋은 경험을 쌓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류 씨는 “입사 교육을 들으며 현업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기대가 많이 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대기업의 경직된 조직문화에 관한 생각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자유로워 좋은 성장의 기회가 정말 많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지능형 모터 트랙’은 GIST 석사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 2023년 4월부터 지능형 모터 분야에 특화된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기계공학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AI대학원 등과 같은 관련 전공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선발 대상은 GIST 석사과정 진학예정자와 석사과정생이다. 선발된 학생은 졸업 전까지 ▲제어 ▲신호처리 ▲설계 ▲융합 ▲인공지능 등 해당 트랙 분야에서 15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특히, 가을학기에 개설되는 지능형 모터 융합 프로젝트는 이론 교육, 삼성전자 실무진 세미나, 팀 프로젝트를 통해 모터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융합 과목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과목 중 하나이다.

지능형 모터 트랙 과정은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특전이 제공된다. 학기별로 장학생을 선발하며, 선발된 학생에게는 등록금 및 학비 보조금이 지원될 뿐 아니라 졸업 후 삼성전자에 취업할 기회도 제공된다. 또한, 방학 중 삼성전자의 인턴십 참여 및 국내외에서 열리는 모터 관련 저명 학회에 참가할 기회 등 현장에서의 실무 감각을 익히고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트랙 장학생들은 지난 겨울방학 동안 삼성전자 수원사업부에서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능형 모터 인재 양성 센터장을 맡고 있는 기계공학부 허필원 교수는 앞으로 모터 관련 경진대회 등 트랙 홍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전했다.

STadium, 6개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화합의 장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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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1일,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연합 체육대회 행사인 STadium이 UNIST에서 개최됐다. 이번 STadium은 KENTECH이 처음으로 합류해 국내 이공계특성화 대학(▲UNIST ▲KASIT ▲GIST ▲DGIST ▲POSTECH ▲KENTECH)이 모두 참여하는 연합행사로 발전했다.

한편 KENTECH은 이번 행사에서는 참관하였으며, 24년도부터 정식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STadium에서는 ▲축구 ▲농구 ▲야구 ▲배드민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등 총 5개 종목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개최됐다. 또한, 대회에 참여한 각 학교의 26개 팀이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펼쳐 대회의 분위기를 더욱 화려하게 만들었다. 특히 GIST는 5개 종목 대표 선수단과 함께 3개의 공연 동아리가 참가자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남자 배드민턴 복식, 값진 준우승

GIST의 첫 승리는 축구 경기에서 나왔다. 하지만 4강전 상대였던 KAIST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이후 야구에서 POSTECH에게 0-6으로 패배했고, 농구 경기는 POSTECH에게 22-55로 무릎을 꿇었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과 혼성 복식에서도 UNIST에 각각 0-2, 1-2로 패배하며 탈락했다. LOL 역시 POSTECH을 상대했으나 승리하지 못했다. 이후 남자 배드민턴 복식에서 POSTECH과 UNIST, DGIST에게 모두 승리하며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KAIST에게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대회를 참관한 임기철 총장은 미래를 바라보고, 동료와 함께한 것에 큰 의미를 두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체육 경기만큼 뜨거웠던 문화공연

경영관 앞 잔디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5개 대학 26개 공연팀의 문화공연이 진행됐다. GIST 공연 동아리인 ▲휴강익스프레스 ▲막무가내 ▲이그니션은 학교를 대표하여 행사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문화공연에서는 춤, 밴드,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이어졌다. 문화공연 현장도 체육 경기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특히, 이번 문화공연에서는 STadium 최초로 각 대학 댄스 동아리가 연합무대를 꾸며 STadium을 찾은 학생의 눈길을 끌었다.

 

POSTECH의 최종 우승으로 마무리

최종 우승은 농구와 야구, 배드민턴 남자 복식, LOL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한 POSTECH이 거머쥐었다. 축구와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우승한 UNIST가 최종 준우승을 달성했고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GIST는 최종 3위를 기록했다

앞으로 STadium이 학생 간 화합과 스포츠 정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장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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