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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스트신문 창간이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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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작아서인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소문이 많이 돈다. 모 군 모 양의 사랑 이야기부터 학교 커리큘럼의 실체까지, 주제는 다양하다. 가십은 흘려들으면 되지만 진로 고민과 관련된 소문은 골치가 아프다. 이 선배는 모 전공의 커리큘럼이 엉망이라 하고, 저 선배는 다른 학교와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어떤 소문들은 너무 오래돼 지금은 유효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름에도 계속해서 유통된다. 그렇다 해도 모두의 입에서 나와 모두의 귀로 들어가니 책임의 소재는 알기 어렵다. 이럴 때 ‘팩트’를 알려줄 기관이 없어, 학생들은 그저 답답하다. 소문은 많지만 정보는 적었다. 개인의 힘으로 알아보기 어려운 일에 대해선 소문에 의존할 뿐이다. 달리 방도가 있겠는가.

자성의 목소리와 비판이 부재한 것도 아쉬웠다. 대표적인 예시는 13학번 버클리 사건이다. 매년 GIST에서는 2학년 학생들에게 UC버클리 여름학기를 다녀올 기회를 주고 있다. 기존의 요구 공인영어성적은 토익 685점으로 문턱이 낮지만 알찬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13학번이 다녀온 이후 UC버클리에서는 영어 커트라인 100점 상향을 요구했고, 14학번이 충분한 학점을 받지 못하면 프로그램을 지속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의문도 많고 불만도 많았지만, 아무도 통보까지의 경위와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대책을 제안하진 못했다. 5년 후에 후배들은 왜 요구 성적이 785점이 됐는지 알까? 아니, 제대로 된 기록과 자성 없이 5년이나 더 이 프로그램을 지킬 수 있을까?

그러다보니 학교 공식 언론사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반가웠다. 나는 <지스트신문>이 위의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공식 언론의 취재력으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학생들이 어떤 정보를 필요해 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아무리 정확하고 잘 쓰인 기사라도 독자들이 관심 없다면 무의미할 것이다. 또한 시의적절한 의제설정을 기대해본다. 학내 시사 문제에 대해 날 선 문제의식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화두를 던져주었으면 좋겠다. 특히 버클리 여름학기의 예시처럼 마음 아프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어 지스트가 곪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다. 독립언론 <지스캐치>였을 때와는 다르게 학교 예산을 받기 시작하고 발행에 총장 승인이 필요해지게 됐는데, 잘못하면 어용 학보가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창간준비호에서 신문사 스스로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걸 밝혔지만, 안심되진 않는다. 독자들이 항상 지켜본다는 생각으로 초심을 지키길 바랄 뿐이다. 그래도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공식 언론이 됐으니, 새로 생긴 장점을 충분히 발휘했으면 좋겠다. 종이신문이 캠퍼스 주요 장소에 비치되면서 공신력이 생기고 독자층이 확대됐다. 덕분에 학부생뿐만 아니라 직원과 교수, 대학원생의 의견도 전에 비해 수월하게 들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생각이 서로 통할 수 있는 소통 창구 역할을 잘해준다면 더 의미 있는 학보가 될 것이다.

그동안 학내 신문이 없어 안타까웠던 점들을 적어보니 ‘우리 학교에 학보가 꼭 필요했구나!’하고 생각이 든다. 타 대학에서는 학보 자체를 아주 폐간하거나 종이신문을 폐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지면으로 창간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지스트신문> 창간을 응원하며 하루빨리 지스트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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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2015년도 GIST대학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전기전자컴퓨터공학, 13학번)

 

 

미지의 기생 생물,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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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구제역, 신종플루, 지카… 누구나 이름을 들어봤을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바이러스’(Virus)로 인한 질병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행병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바이러스가 주목받고 있다. 생명탄생의 초창기부터 인류와 함께해온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본다.

미지의 기생 생물, 바이러스

  기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

바이러스는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고 번식도 할 수 없다. 단백질과 에너지를 만드는 ‘생산공장’ 역할을 할 기관들과 효소들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바이러스는 다른 세포를 숙주로 만들어 해당 세포의 생산수단과 자원을 빼앗는다. 내포작용(internalization)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을 통해 침입한 바이러스는 숙주의 기관, 효소, 자원들을 한껏 이용해 자신을 복제해낸다. 이후 해당 세포의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바이러스는 세포막을 허무는 효소를 만들어내는 등의 방법으로 숙주세포를 파괴하고 새로운 숙주를 찾아 떠난다.

다만 바이러스는 특정 세포의 수용체에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세포를 숙주로 삼을 순 없다. HIV 바이러스는 T세포의 수용체인 CCR5에 주로 반응하고, 메르스 바이러스는 인간의 폐와 신장 세포에 많은 DPP4 수용체에 반응해 폐렴을 일으키는 식이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는 해가 없지만 닭과 오리 같은 조류에게는 치명적인 이유이다.

세포의 기관과 효소를 뺏어 사용하는 것을 넘어 숙주의 유전자(Gene)에 자신의 유전물질(RNA 또는 DNA)을 합치는 바이러스들도 있다. 이런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은 숙주에게 붙어 있다가, 자외선이나 외부환경의 변화 같은 자극이 주어지면 떨어져 나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로 활동한다. 이 잠복기동안은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인식하고 파괴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성감염으로 이어진다. HIV, 메르스(MERS), 지카(ZIKA) 같은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와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이런 특성을 가진다.

  사람의 DNA에도 바이러스 유전자가

그런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식세포(Germline cell)들이 새로운 개체를 만들게 된다면 그 개체는 어떻게 될까? 바이러스의 DNA가 숙주의 유전자에 붙어있는 채로 다음 세대에 전해지게 된다. 베를린 자유대학의 그린우드(Greenwood)는 이런 과정에서 살아남은 개체들이 널리 퍼져 결과적으로 인류 유전자의 약 5~8%가 활동성을 잃은 바이러스 DNA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들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자신의 유전자 속에 포함하고 이들이 번식을 통해 이것을 종의 유전자 풀 속에 퍼뜨린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활동성을 잃어버린 바이러스 DNA가 인류의 속칭 ‘쓰레기 유전자(아무런 기능이 없어 보이는 유전자)’를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스웨덴 룬드 대학의 분자신경유전학 연구팀은 바이러스에게서 온 이 ‘쓰레기 유전자’의 일부분이 인간의 뇌가 기능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불안조절과 학습, 기억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마다 숙주에 침입하고, 기생하는 방식이 확연히 달라 인류에게 해가 큰 몇몇 종류만이 다소 알려졌을 뿐 여전히 대다수 바이러스와 그것들이 끼치는 영향은 미지의 영역이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상관관계, 바이러스로부터 온 유전자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김수호 기자 soohoda0501@gist.ac.kr

봄 노래 흥얼거리며 걸어요. 광주폴리(Fo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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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로 거리, 화려한 상점가 간판을 바라보다 고개를 들면 검은 전광판이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성적을 기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공평합니까?’

 

투표<광주폴리 투표(Vote),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와 작가 잉고 니어만(Ingo NierMann)은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충장로거리에 이 작품을 배치해 그저 걷는 것만으로 개인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록들은 온라인으로 전송되어 길을 걷는 모두에게 공유된다.>

 

광주 구시청가를 걷다보면 만나는 이 낯선 건축물과 장소는 광주폴리(Folly)다. 광주폴리는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시작된 문화 사업이다. 제1차 사업에서 ‘광주의 사라진 역사복원’을 주제로 11개의 폴리가, 제2차 사업에서는 ‘인권과 공공공간’을 주제로 8개 폴리가 설치됐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충장로와 금남로 일대에 설치된 이 건축물에서의 공연, 전시, 등의 비영리활동들을 지원하고 있다.

광주폴리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자고 말한다. 광주폴리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문화적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지고 있다. 광주폴리를 보면 지금까지 봐 왔던 건축물과 디자인 작품과는 다른 독특함에 놀라게 된다. 이는 도심디자인의 본질적 의미를 들추어, 도심속에서 살아가는 시민들과 단절된 미적 디자인보다는 그들의 삶의 관심을 기울이는 디자인을 목표로 하였기 때문이다.

열린공간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의 ‘열린공간’은 전통건축의 현대적 접근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려고 했다. 실제로 유동인구가 많은 구시청 사거리에 위치한 ‘열린공간’에서는 주말 저녁마다 공연이 열리고 있다. ‘열린공간’ 근처 상가들은 이곳이 공연과 행사가 열리는 ‘홍대거리’ 같은 곳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열린장벽

<정세훈, 김세진 건축가는 광주읍성의 일부를 현대적 감각으로 복원했다. 길 위에 떠있는 돌들은 과거 안과 밖을 분리하던 성벽에서 벗어나 ‘열린장벽’을 만들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녁에 찾아가면 이 돌들은 아름다운 조명이 되어 길 위를 밝힌다. >

광주폴리작품 ‘유동성조절’이 위치한 금남로 5가역에서 관리요원으로 근무하는 추성동(65) 씨는 금남로공원과 ‘유동성조절’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쓰일 수 있는 장소이고 도심지의 경관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이 광주폴리만을 보러 찾아오지는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축제·공연을 해야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유동성조절,금남로공원

<3월 27일 광주시내 한 실용음악단체가 알레한드로 자에라폴로(Alejandro Zaera-Polo)의 광주폴리작품 ‘유동성조절’ 근처를 미니콘서트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그냥 지나치는 곳보다는 사람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야외공연을 하고 싶은 다양한 단체들이 ‘열린공간’ ‘유동성조절’ 등의 광주폴리작품을 활용하고 있다고 근처 상가와 주민들은 전했다.>

3월 27일 ‘유동성조절’에서 미니콘서트를 열어 학생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 서준호씨는 “청년들이 모이는 대학로나 유흥가보다도 어르신과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문화공간인 이곳에서 공연해, 이곳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일요일 오후 금남로 공원에서 열린 미니콘서트의 마지막 곡은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였다. 광주폴리가 사람들이 모여들어 문화를 즐기는 ‘봄바람’이 부는 장소가 될 수 있을까

김지원, 김수호 기자 soohoda0501@gist.ac.kr

“GIST만의 차별화,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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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문승현 총장은 취임 2년차를 맞는다. 이에 <지스트신문>은 지난 4월 7일 문승현 총장을 만나 지난 1년의 성과와 학교 경영자로서 학교운영방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들어봤다. 또한, 발행인으로서 지스트신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물었다.

“GIST만의 차별화,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

Q. 발행인으로서 지스트신문에 기대하는 바와, 지스트신문이 지향해야할 가치에 대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A. 먼저 창간을 축하하며, 학내 언론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언론 활동을 시작하고, 지스트신문의 창간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스트신문의 창간을 통해 구성원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하는 창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좋은 소식들의 발굴에도 힘써주고 이를 구성원들과 기쁘게 공유하는 언론이 돼 주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 캠퍼스와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를 정확하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학교 교육이 따라가기 힘든 빠른 사회의 변화를 지스트신문이 전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정직과 신뢰를 지향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도록 정확한 사실을 전하길 바랍니다.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갖는 대학 언론이 돼 주기를 바랍니다.

Q. 취임하신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의 성과와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또한, 올해 중점적으로 시행하고자하는 정책은 무엇입니까?

A. 취임 후 1년 동안 과학기술 연구중심대학으로서 GIST가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재설정하고,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GIST는 교수 개인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대표되는 경쟁력을 갖는 연구가 부족합니다. 고등광기술연구소, 차세대에너지연구소, 한국문화기술연구소를 비롯해 새로 조직한 생명노화연구소 등 산하 연구소들의 특성화 강화를 위해 연구소를 아우르는 ‘GIST 연구원’을 만들어 연구소의 미래 비전을 다시 설정했습니다.

또 에너지·미래형자동차·문화기술 등 지역의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해 GIST를 중심으로 GIST-Valley를 조성하고, 광주·전남 지역의 R&D와 기술 발전의 동력으로서 지역 사회,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GIST-Valley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융합 교육과 연구,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창업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융합기술원’도 새로 설립했습니다.

대학신입생들이 창업 관련 과목을 필수 수강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기업들의 매출은 늘고 있지만 고용은 주는 추세입니다. 대기업들의 잘못이라고 꼬집는 것이 아닌 산업 구조의 변화를 말하고 싶다. 변화에 걸맞는 교육 개편이 필요합니다.

우리 학교는 국가 지원 특성화 대학입니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내 일자리만 걱정해서는 안 됩니다. 사회에 기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해야합니다. 창업을 통해 과학기술 확산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창업이 무모하다는 생각이 만연하지만,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으면 엔젤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진국들에서는 새로운 기업들이 많이 등장하였으며,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도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 추세를 따라야 합니다.

Q. 총장님께서는 지스트 설립 전부터 부임하여 20여 년간 지스트의 성장과 함께하셨습니다. 재직하시면서 느낀 지스트만의 특성은 무엇입니까? 또한, 지스트의 비약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할 문제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고 구상 중인 해결 방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지스트는 개원 초기부터 내부경쟁을 수용했습니다.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를 이루기 위해 힘쓰는 문화를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교수님들의 희생으로 내부 경쟁의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GIST 큰 장점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른 시점입니다. 고질적 문제까지는 아니지만, 이제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개인의 역량에 의존한 성장이었습니다. 이제는 30-50명이 참여하는 큰 규모의 연구그룹이 필요합니다. 이는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GIST가 가진 예산·인력·공간의 자원을 1/n이 아니라 목표중심의 자원 분배, 그리고 집단 단위의 활용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을 기대합니다.

Q. 총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연구중심대학에서의 이상적인 대학원과 대학의 관계는 무엇입니까? 이를 위해 내세우시는 지향점과 세부 운영계획이 궁금합니다.

A. 인문 교양과 기초과학 교육을 중시하는 Liberal Arts College로서의 정체성과 철학은 GIST 대학원의 연구 역량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대학원의 발전상을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입니다. 이런 정체성과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전공 책임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학-대학원의 실질적 연계교육이 더 활성화될 것입니다.

GIST는 학부 교수들이 강의를 전담하고 대학원 교수들은 연구에 몰두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최신 연구 동향과 새로운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학부 교수들의 연구를 장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대학원 교수들도 학부 강의를 진행하도록 제도가 변경되었습니다.

지스트대학 학생들은 대다수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희망합니다. 학생들은 대학원에서의 생활과 연구 등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과 대학원사이의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합니다.

대학원-대학 연계가 강화되며 소수정예교육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지스트대학은 여전히 소수 정예를 지향합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인원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굉장한 차이를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100명 때와 같은 강의 규모를 제공하기 위한 강의 공간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교수진의 수가 부족합니다. 학부생이 800명이 되었을 때 학생:교수 비율을 10:1로 유지하려면 80명의 교수가 필요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교수:학생 비율에 대한 해결책으로 대학원 교수들을 학부 강의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대학들과 비교하였을 때 우리 대학은 소수정예라고 봅니다.

Q. 마지막으로 덧붙이실 말씀이 있다면

A. 많은 GIST 가족들이 지스트신문의 창간을 축하하고 관심 있게 지켜봐주었으면 합니다. 구성원이자 독자로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말고, 대학의 여러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의견 개진도 적극적으로 해주길 바랍니다.

 

이정민 기자 julie@gist.ac.kr

백승혁 기자 bsh3681024@gist.ac.kr

내일을 꿈꿀 수 있을까? ‘대학언론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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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를 읽는 사람이 없다. 학보사에 활동하는 기자는 점점 줄어든다. 학교의 간섭으로 원하는 기사를 낼 수도 없다. 인력난 때문에 수준 낮은 기사로 지면을 채우게 된다. 더욱더 독자들의 외면을 받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여러 대학 학보사들이 맞닥뜨린 상황이다. 열악한 여건과 구성원들의 무관심에 직면한 대학언론은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일까? 지스트신문 창간을 계기로 오늘날 대학언론의 현실을 짚어본다.

  ◆ 고사 직전 대학언론

6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대신문>의 현재 정기자 수는 단 3명이다. 작년 말까지 9명의 기자가 활동했지만, 수습기자들이 정기자로 얼마 활동하지도 않고 퇴사해 16개 면을 편집장을 포함해 기자 3명이 채우고 있다. 기자 수가 줄다 보니 업무 부담은 늘어났다. 한 호에 기자 한 명이 2~3개의 기사를 쓰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평균 5개씩을 써야 지면을 겨우 매울 수 있다. 도선인 <전대신문> 편집장은 “어떤 호에는 혼자 11개의 기사를 쓴 적도 있다”며 “신문사 업무가 과중한데 기자 활동비는 얼마 되지 않다 보니 기자들의 퇴사율이 높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섣불리 지면을 줄이거나 발행주기를 늘릴 수도 없다. 신문 스스로 영향력을 포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도선인 편집장은 “발행주기를 늘리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다. 하지만 극복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다행히 수습기자들이 많이 들어온 상태이다”고 말했다.

  ◆ 학교와 학보사의 갈등

지난 3월 30일 상지대학교 학보인 <상지대신문> 535호는 1면과 3면이 비어있는 ‘백지(白紙)’ 상태로 발행됐다. 상지대신문사에 따르면, 애초 1면과 3면에 각각 전체학생대표자회의와 농성선포식 기사를 게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간교수가 학내 분규 관련 기사가 실리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이유로 기사 게재를 거부했다. 이에 <상지대신문> 기자들은 주간교수의 사과와 사퇴, 편집권 보장, 주간교수 선임 시 기자단과 사전 협의 등을 요구하며 해당 기사를 뺀 채 신문을 발행했다.

동국대학교 학보인 <동대신문>의 경우, 2015년 3월 23일 발행예정이던 <동대신문> 1561호를 주간교수가 설문조사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발행이 연기되었다. 당시 <동대신문> 편집장이었던 이승현 씨는 “학보는 학생들이 만들지만, 발행 권한은 총장 또는 총장을 대신하는 주간교수가 가지고 있다”며 학보사들의 구조적 모순점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보사의 주인이 총장이 아니라 학내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모두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편집권 갈등은 지난해에만 상지대, 동국대를 비롯해 서울여대, 서울시립대, 조선대, 한성대, 한남대 등에서 일어났고 그 결과도 발행연기, 신문 수거, 백지발행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편집권

<편집권을 둘러싼 학생기자와 주간의 줄다리기는 공평한 것이 못 된다.>

 

◆ “더 힘든 건 학생들의 무관심”

전남대학교 사범대 4학년인 유 아무개 씨는 대학언론을 읽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학을 4년 다녔지만, 대학언론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학내의 일이 어떻게 되든 나한테 도움은 안 될 것 같고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눈앞의 시험과 취직이다”고 말했다.

가판대

<신문을 가득 든 가판대는 오늘도 당신을 기다린다.>

  학생들의 대학언론 외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 대학언론은 학내문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들도 적극적으로 다루며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 당시 일간지와 달리 정부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는 대학언론은 대안언론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회가 민주화되고 IMF위기 이후 학생들에게 취업과 생계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되면서 대학언론을 읽는 사람들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매체의 다양화도 대학언론에 큰 타격을 주었다. TV 뉴스가 큰 인기를 얻더니, 인터넷뉴스가 등장했다. 최근에는 SNS를 활용한 1인 미디어들까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문, TV, 인터넷, 라디오, 블로그 등 매체의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대학언론이 위기를 맞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서울대 학보사인 <대학신문>의 전 편집장인 송승환 씨는 “모든 언론 매체에 변화와 혁신은 숙명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과거 독자들이 잘 읽어줬던 주제도 현재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대학언론이 위기라는 말은 대학언론이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지? 어떻게 제공하여야 하는지? 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학보사는 혁신을 주도해야 할 학생 기자의 자원이 부족하고 혁신을 더디게 만든다”고 말했다.

◆ 독립언론의 등장

포스텍의 <포춘>은 지면 없이 SNS와 블로그를 통해 기사를 제공한다. 2015년 7월에 창간한 새내기 언론이다. 이렇듯 기존 대학언론들의 쇠퇴 속에서도 새로 창간되는 대학언론들이 있다. 여러 대학에서 창간되고 있는 독립언론이 그것이다.

<고급찌라시>(성균관대), <잠망경>(중앙대), <외대알리>(한국외대), <이대알리>(이화여대) <성신퍼블리카>(성신여대), <연세두리>(연세대), <회대알리>(성공회대), <포춘>(포스텍), <국민저널>(국민대) 등은 창간한지 5년이 채 안 된 신생언론사들이다. 이들은 기존의 학보사들과는 달리 대학의 지원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고, 발행과정에 참여하는 주간교수도 없다. 오로지 학생들의 힘으로 언론사를 운영한다.

<포춘>을 창간한 최지훈 씨는 <포춘> 창간의 목표로 학생 중심의 관점에서 이슈를 풀이하겠다는 것을 꼽았다. “기존 학내언론들이 기계적 중립에 치중하느라 피해자이며 약자인 학생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정말 학우들이 공감할 수 있고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독립언론의 창간을 돕는 단체도 생겨났다. 대학언론협동조합은 현재 ‘N대알리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대학의 독립언론 창간을 지원하고 있다. 기자 5인 이상만 모이면, 신문 제작 교육을 제공하고 광고수주를 도와 학교의 지원 없이도 신문을 발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3월 15일 네 번째 알리인 <세종알리>(세종대)가 창간됐다.

대학언론협동조합의 정상석 이사장은 “<외대알리>가 2012년 창간 이후 학생사회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 것을 보고 이 모델을 다른 학교에도 확산시켜 보자는 생각에 ‘N대알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며 “현재 1000부에서 1500부 정도 발행하는데 하루 정도면 발행 부수가 모두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현재까지 3년 동안 적자 없이 신문이 계속 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독립언론이 대학언론의 완벽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2016년 2월 22일 <고급찌라시>는 27호를 마지막으로 기약 없는 정간을 선언했다. 운영의 어려움이 그 이유다. 최지훈씨는 “<포춘>은 1인 미디어인데 아직 신입 필진을 뽑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비를 털고, 대학의 압박에 시달리며 시간은 시간대로 쓰는 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 무(無) 언론 22년

지스트는 개원한 지 23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1년여 전까지만 해도 언론기관이 없었다. 작년인 2015년에서야 지스트대학 학생들을 중심으로 <지스캐치>라는 독립언론이 탄생했다. <지스캐치>를 창간한 백승혁(14⦁기계) 학우는 “대학언론이 외면받는 현실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대학에 언론기관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리 대학에 언론기관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신문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라며 창간 동기를 밝혔다.

<지스캐치는> 1년여간의 활동을 거쳐 지스트 공식기구인 <지스트신문>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백승혁 <지스트신문> 편집장은 “독립언론과 공식학보사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독립언론은 학생 기자들의 뜻대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학교의 지원을 받지 않고 기자들의 열정만을 가지고 조직을 계속 운영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공식언론으로 전환하게 된 배경을 말했다.

최철민 기자 ferror@gist.ac.kr

삽화 윤지현

경제학으로 교육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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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교육학부 김희삼 교수 인터뷰

“지금의 교육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는 데 적합한 내용과 방식인지에 대해 진단해 보면 상당히 안타깝고, 또 걱정스러운 현실을 느끼게 되죠.”

올해 지스트 대학에 새로 부임한 김희삼 교수는 비주류경제학의 유산을 물려받은 주류경제학자다. 위스콘신 대에서는 주류경제학과 공공경제학을 전공분야로 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경제학자이면서 교육분야 연구자다. 지스트에 오기 전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인적자원정책연구부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며 교육분야에 대한 연구를 했다. 지난 2월 김희삼 교수를 만나 경제학자로서 교육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물었다.

경제학으로 교육을 보다

Q. 한국개발연구원을 떠나 지스트에 오셨습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한국개발연구원에서 10년 정도 연구를 하면서 교육분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의 밝은 미래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이 바뀌는 게 중요해요. 처음에 관심을 가진 건 대안학교모델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박사학위는 있지만 교사자격증은 없어요. 인가받은 대안학교에서는 수업을 할 수가 없는거죠. 그래서 대안학교에 뛰어드는 건 한계가 있는 일이었어요.

그런 미망의 꿈을 가슴에 담아두다가 2010년 전후로 해서 지스트에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그렇게 와서 보고 지스트의 학부프로그램이 상당히 독특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규모도 크지 않고, 학과도 자유롭고, 특히 사회과학이나 예체능 같은 것을 폭넓고 깊게 가르친다는 점이 제가 생각하는 교육 방향이랑 잘 맞았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교육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에, 또 성공하는 교육모델을 이끌어보고 싶은 마음에 지스트의 교수 채용 공고에 지원하게 된 거죠.

Q. 경제학과 교육은 연관성을 찾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경제학자면서도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십니까?

A. 경제학적으로 교육은 노력, 교사, 돈, 시간 등의 자원을 넣어서 인재라는 결실을 얻는 일종의 생산함수입니다. 그때 양적으로 측정하기 쉬운 것을 지표로 정하겠죠. 가장 쉬운 건 성적이에요. 자원을 어떻게 투입해야 성적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가, 그게 경제학자들의 주된 관심사죠.

그건 효율성의 관점이고, 자원배분을 할 때 고려해야할 또다른 기준은 형평성인데, 예를 들어 좋은 대학이 있는데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는 보내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공정한 경쟁인지, 가정형편 때문에 능력이 사장되는 아이는 없는지, 그런 측면을 고려하게 되는 거죠.

여기까지는 그저 교육에 관심 많은 경제학자의 관점이죠. 그런데 저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가 아웃풋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과연 적절한가, 학교에서 말도 안 되고 쓸모도 없는 것을 외우게 한다면, 높은 성적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주목했죠. 그래서 제가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그런 교육의 본질, 본령의 문제에 천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제가 경제학자로서 교육을 연구하기도 하지만, 경제학을 넘어서서 교육에 관심이 있기도 한 겁니다.

Q. 지스트가 좋은 교육 모델인 것 같다고 하셨는데, 지스트가 교육모델을 바꾸는데 해야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지스트에 느낀 매력 중 하나가 학생에 대한 지원이에요. 여기 들어와서 학비나 생활비 걱정하는 친구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혜택을 우리나라 모든 대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능력이 뛰어난데도 여건이 너무 좋지 않아서 택배 알바를 하는 그런 친구들이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생각해야 하는 게 공공심, 영어로는 public mind라고 생각해요. 사회가 나에게 혜택을 주는 건 이 세상에 기여해 달라는 주문이 아닐까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제 초일류 연구자가 돼서 세상에 기여를 하겠다, 혹은 창업을 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식으로 본인도 행복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가 나오는 요람이 지스트가 되면 참 좋겠어요.

Q. 경제학은 음울한 과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경제학이 내놓는 결과들은 일반인들에게는 우울해 보입니다.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경제학의 다른 측면이 있으십니까?

A. 경제학은 외연이 굉장히 넓은 분야에요. 그만큼 같은 경제학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도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같은 해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하이에크와 미르달은 정 반대의 연구입장를 가지고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그만큼 세상은 단순하지 않아요.

그래서 ‘현실은 저 사람의 생각과 내 생각 중간쯤에 있지 않을까’하는 열린 생각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서울대에서는 비주류 경제학을 많이 공부했습니다. 진보적인 학풍이라 할 수 있는 위스콘신 대학 메디슨 캠퍼스에 가서는 주류경제학을 공부했고요. 그래서 저도 그런 두 가지 관점을 가지고 있는 거죠. 저는 그런 균형 감각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지스트의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A. 수업에 잘 들어오고 과제를 열심히 할 거라는 기대를 하죠(웃음). 물론 실험 실습도 있고 많이 바쁘겠지만. 또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팀프로젝트든 토론이든. 그렇게 상호작용 하면서 무엇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방향인가, 그런 힌트를 제 수업 안에서 얻어갔으면 합니다. 그런 잠재력은 다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성장이 기대가 됩니다.

서승우 기자 chrd5273@gist.ac.kr

이공계 정책, 정당들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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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의 2부에서 여야 후보들은 각 당의 과학기술 공약들을 발표하고 현장참여자와 SNS 참여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련기사 : “학내거버넌스 참여·노동권·인권 법제화해달라”>

새누리당의 조명희 후보는 ▲중견·벤처기업 중심의 R&D 확대 ▲탄소전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 지원 ▲한국형 발사체를 통한 달탐사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정부가 바뀔 때마다 변화하는 과학기술 정책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R&D 및 이공계의 여러 분야에서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턴제도 등의 도입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행정직원를 따로 두어 대학원생이 부당하게 행정업무를 보는 경우를 막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미옥 후보는 다보스포럼에서 제시된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3대 비전 및 7대 약속 유지 ▲사람에 대한 투자 ▲경력단절 및 다양성 문제 해결 등을 내세웠다. 또한 인권문제의 변화를 위해서는 예산배정에 인권문제를 반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탑다운 방식의 법률을 바꿔서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신용현 후보는 안철수 당대표자의 연설을 인용하면서 ▲ICT 등 미래형 신성장 산업 육성 ▲벤처투자환경 개선 ▲청년권익 보호 ▲일자리 지원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기초과학은 확대하고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국가가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과학기술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회적인 영향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성우 후보는 정책결정권이 여러 부서로 흩어져 관료들의 다툼 때문에 정책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 중시 ▲총리실 산하 연구정책처 설치 및 예산 집중 ▲국회 산하에 기술평가국 설치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학원생에게 노동3권을 부여해야 함도 강조했다. 더불어 과학기술의 가치평가체계를 확장하여, 국회도 과학기술 평가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승우 기자 chrd5273@gist.ac.kr

“학내 거버넌스 참여·노동권·인권 법제화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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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공계 문제 논의 위해 9개 대학·대학원 총학생회 · 4개 정당이 한자리에

 

이번 20대 총선에서 여야 3당은 모두 비례대표 1번 후보로 과학기술인을 내세웠다. 알파고·중력파 쇼크로 과학기술정책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과학기술을 직접 연구하는 이공계 학생들의 삶은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2일(토) 카이스트에서는 ‘이공계 대학생과 함께하는 20대 총선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공계 학생들이 힘을 모아 개최된 이 행사에는 카이스트, 고려대 등 전국 9개 대학·대학원 총학생회와 4개 정당소속 정치인들이 참여했다. <관련기사 : 이공계 정책, 정당들의 생각은>

“학내참정권·노동권·인권 법제화해달라”

왼쪽부터 조명희(새누리당·비례19번), 문미옥(더민주당·비례7번), 신용현(국민의당·비례1번), 이성우(정의당·유성구을 국회의원 후보). 모두 과학기술계 출신 정당인으로 토론회의 패널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학생들의 학내 거버넌스 참여 필요성 ▲대학원생의 노동권 ▲이공계학생의 인권 및 정보권이 논의 됐다. 1부에서는 학생 대표가 발제한 내용에 대한 각 정당의 입장을 들었고, 2부에서는 각 정당의 이공계 공약 발표 후 정책에 관한 질의응답 및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팟캐스트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을 진행하는 박대인, 정한별씨가 사회를 맡았다. 토론회 현장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됐으며 자리에는 50여 명이 참석했다.

카이스트, 포스텍, 유니스트 3개 과기원의 학생회가 행사에 참여한 가운데 지스트대학 총학생회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스트대학 총학생회는 지난달 24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토론회가 특정 정치적 성향을 띄고 ▲사전 안내가 부족하며 ▲토론 주제가 우리 대학 현황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만장일치로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학내 거버넌스에 학생도 참여하게 해야

1부에서 첫 번째로 발언한 카이스트 학부 박항 부총학생회장은 ‘과학기술원법은 과연 학생을 위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고등교육법의 재정위원회, 사립학교법의 대학평의원회는 학생 참여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특수법으로 운영되는 과학기술원의 경우 학생의 학내 참여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과학기술원 중 유니스트의 경우 자체적으로 대학평의원회를 신설했으나, 이는 학내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법적 근거는 없는 셈이다.

그는 “사학비리, 독단적 학사개편, 학내자치 탄압 등 학생이 배제된 학사운영의 폐해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공계 학생들도 대학생이다. 과학기술원법 개정 등을 통해 학내 거버넌스에 학생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도록 법제화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을 사회의 부속품 혹은 수동적 객체가 아닌, 참여의 주체,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졸업만이 살길? 연구실은 인권 사각지대

“자판기는 돈을 넣으면 음료수라도 토해내는데 넌 먹기만 하고 왜 뱉질 않냐”

카이스트 인권센터에 근무하는 대학원생 김찬훈 씨는 위와 같은 폭언을 들은 대학원생이 있다며 폭언, 폭행, 임금 및 연구실적 가로채기, 개인적인 심부름시키기 등 인권침해 사례가 많음을 지적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14개 대학교의 대학원 총학생회가 2014년 실시한 ‘대학원생 연구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원생 2,354명 중 자연계열 대학원생의 37%, 공학계열 대학원생의 32%가 교수로부터 신체적, 언어적, 성적 폭력을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49.1% 학생들은 주 평균 6회 이상 출근하고 있었으며, 하루 10시간 이상 연구실에서 연구, 실험, 업무를 하는 대학원생의 비율은 57.3%로 절반이 넘었다.

그는 “연구지도를 받기보다 교수의 사적 심부름에 투입되는 경우는 다반사이고, 학생이 연구한 것을 교수의 이름으로 논문에 게재하거나 장학금이나 임금을 가로채는 경우도 있다”며 “그럼에도 교수가 졸업 뒤에도 대학원생의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존재이기에 대학원생의 65.3%는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원생들을 위해 모든 대학에 인권센터 설치를 의무화하고, 이 인권센터에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원활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발언을 마쳤다.

이외에도 카이스트 대학원 조승희 학생회장은 연구도 노동임을 지적했다. 그녀는 “대학원생도 직장인과 다를 것이 없는 업무들을 수행하지만, 대학원생들에게는 노동자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들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고 발언했다.

포스텍 김상수 총학생회장은 이공계 대학생이 연구실을 선택하는데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학 내 각 연구실의 연구 방향, 경제적 보상 등은 필수적으로 공지돼야 하며, 부가적으로 휴가 일수나 출퇴근 시간 등을 공개하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발제에 대하여 각 정당 후보들은 당을 대표하여 발언했다. ▲새누리당 조명희 후보는 학내 거버넌스에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소통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민주당 미옥 후보는 국회에서 계류된 법안을 계승·발전시키고 대학원생에 4대보험 적용, 대학원 취업률 공시제도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신용현 후보는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인권센터를 각 대학의 상위에 설치하겠다고 발언했다. ▲정의당 이성우 후보는 법에 따른 해결도 좋지만 학생들의 연대를 통한 정치적 역량 확보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이공계 정책, 정당들의 생각은>

백승혁 기자 bsh3681024@gist.ac.kr

서승우 기자 chrd5273@gist.ac.kr

 

<포토뉴스> 함께 걸어요~ 이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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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요~ 이 거리를~

  함께 걸어요~ 이 거리를~

지난 1일(금) 제 2학생회관 앞 공터에서 지스트대학 하우스 주최 ‘봄나들이 행사’가 열렸다. 벚꽃 아래서 미션 사진 콘테스트, 경품 추첨, 폭죽놀이 등의 행사가 진행돼 100여 명의 학생들이 봄 날씨를 만끽했다. 글 이정민 기자 / 사진 부수희

 

학부생의 71% 학생회비 내지 않아 집행부 운영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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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 납부율이 29%에 그쳐 지스트대학 총학생회 집행부 <해랑>의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올해 학생회비를 납부한 학생은 총 191명. 납부대상자 644명 중 29%만이 학생회비를 냈다. 작년 1학기 학생회비 납부율이 70%에 가까웠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 수치다. 올해 학생회 사업비는 작년 이월금 109만 원을 포함해도 총 491만원으로, 상반기 예산만 집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학생회비 납부율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1년 치 학생회비를 한꺼번에 걷는 방식이 꼽힌다. 학기당 10,000원씩 걷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 학생회는 학생회비 1년 치인 20,000원을 1학기에 한꺼번에 걷었다. 김가환(14·생물) 총학생회장은 “학기 단위로 학생회비를 걷다 보니, 여름방학과 2학기 초에는 학생회비가 없어 업무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2학기 때도 원활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학생회비를 1년 단위로 걷게 되었다.”고 말했다.

해랑은 저조한 납부율의 원인으로 납부 시기가 돈 쓸 일이 많은 학기 초인 데다, 방학 중 기숙사비 공제가 3월 학자금에 이루어지면서 학생들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지목했다. 학생회비를 내지 않아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여론 또한 지난 3월 24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언급됐다.

해랑은 4월 중 학생회비 추가 납부기간을 두고, 2학기 때 한 학기 학생회비인 10,000원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책을 세웠다. 추가 현장납부 납부는 인증 스티커 배부와 함께 학생회실과 기숙사 A, B동에서 이루어질 계획이다.

김가환 총학생회장은 “제가 부탁드리고, 학우분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은 학생회비로 내는 2만원이 마치 상품권과 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상품권은 당연히, 2만원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제 가치의 물건들을 살 수 있다. 학생회비를 같은 개념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해랑에 대한 믿음으로, 더 나은 지스트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ulie@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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